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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동산

[23.01.25] 모르면 내 땅 뺏기는 분묘기지권

by 이지야무애 2023.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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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모르면 땅뺏기기 딱 좋은 제도인 분묘기지권에 대한 포스팅입니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돌아가신 분들에 대해 화장, 납골당 문화가 발달하여 봉분형태의 묘를 만드는 분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아주 오랜 옛날에는 부모님이나 어르신들이 돌아가시면 봉분형태의 묘를 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과거 토지의 재산구분이 명확하지 않았던 시기에 본인의 소유가 아닌 토지에 묘를 만드는 사례가 발생하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먼 옛날부터 타인의 토지에 묘를 만드는 행위를 효의 연장이라 생각해 인도적 차원에서 배려해 주기 위해 남의 토지에 묘를 쓰면 분묘기지권이란 권리를 주어 토지의 주인으로부터 묘를 지킬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이번시간에는 분묘기지권이란 무엇이고, 분묘기지권의 성립요건과 소멸요건에 대하여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1. 분묘기지권이란?

분묘기지권이란 다른 사람의 토지 위에 묘를 만들었을 때 관습법상 인정되는 지상권과 같은 일정의 권리입니다. 분묘기지권은 관습법상의 권리이지, 법률상에는 특별한 규정이 정해져 있지 않고, 판례로 인정되는 권리지만, 사실 법정지상권보다도 더욱 막강한 권한이 있습니다.

 

법정지상권은 다른 사람의 토지위에 건물, 기타의 공작물이나 수목을 소유하기 위하여 그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물권으로, 쉽게 이야기하면 토지와 토지 위에 있는 건물, 공작물, 수목 등의 소유자가 다른 경우라고 보시면 됩니다. 즉, 다른 사람의 토지를 빌려 쓸수 있는 권리일뿐 토지의 소유자가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분묘기지권은 법정지상권과 유사한 성격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 권한은 더욱 막강하여 토지를 구입할 때 만약 그 토지 위에 분묘기지권이 성립되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하여는 토지를 매수하여도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투자 목적이든 실제 운용 목적이든 토지를 구매할 때에는 항상 해당 토지에 분묘가 있는지 꼭 확인을 해야 합니다.

 

2. 분묘기지권의 성립요건

분묘기지권이란 어떻게 성립이 되는지 성립요건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분묘기지권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3가지 중 하나의 요건에 해당하면 됩니다.

 가. 토지 소유자의 승낙을 얻어 분묘를 설치한 '승낙형 분묘기지권'

 나. 토지소유자의 승낙을 받지 못했어도 분묘를 설치하고 20년 동안 평온, 공연하게 점유함으로써 시효를 취득한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

 다. 본인 소유의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후 토지를 다른 사람에게 매도하면서 묘지 이전에 대해서 특별한 약정을 하지 않은 '양도형 분묘기지권'

 

이렇게 분묘기지권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위 3가지 조건중 하나만 만족해도 분묘기지권이 성립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위 3가지 성립요건은 2001년 1월 13일 이전에 설치된 분묘에만 해당합니다. 2001년 1월 13일 이후에 토지 소유자의 승낙 없이 타인의 토지에 무단으로 묘를 설치한 자는 그 분묘의 보존의 위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으며, 분묘의 연고자는 최장 60년 간만 분묘를 유지할 수 있고 그 이후에는 화장 등의 방법으로 분묘를 처리해야 하는 것으로 법이 바뀌었습니다.

 

또한 분묘기지권은 상수도 보호구역, 문화재 보호구역, 상업 및 공업지역, 농업진흥지역(단 농지법이 시행된 1973년 1월 1일 이전에 묘지가 설치된 것이 객관적으로 입증이 된 경우 제외), 채종림, 보안림, 보존 국유림, 군사시설 보호구역에서는 성립되지 않습니다.

 

3. 분묘기지권 소멸요건

가. 분묘기지권의 공시방법은 '봉분'이기 때문에 묘지에는 반드시 봉분이 있어야 합니다.

- 위에서 설명했듯 분묘기지권은 지상권과 같은 권리라고 했는데, 지상권은 등기에 기록을 함으로써 관리를 하지만, 분묘기지권은 등기에 기록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분묘기지권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제삼자가 보았을 때 객관적으로 묘라고 판단할 수 있는 형태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장(봉분이 없는 평평한 분묘), 암장(몰래 묻은 분묘), 가묘(임시로 설치한 분묘)는 분묘기지권이 성립되지 않습니다.

 

나. 합장이나 합봉(돌아가신 분을 함께 묻는 행위)을 한 경우입니다.

- 과거에는 부부 중 한 사람이 사망하고 나중에 배우자가 사망하게 되면 대부분 합장이나 합봉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분묘기지권이 성립한 묘라고 해도 합장을 하는 경우 그 즉시 분묘기지권이 소멸됩니다.(2001. 8. 21. 선고 2001다 2836 판결). 그렇기 때문에 분묘기지권이 성립된 묘라고 해도 이 부분은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입니다.

 

다. 분묘 설치자가 토지 소유자에게 2년분의 지료를 연체

분묘 설치자가 토지 소유자에게 2년분의 지료를 연체하게 되면 민법 제287조를 유추 적용해서 토지소유자는 분묘 설치자에게 분묘기지권 소멸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판결(2021. 4.29 선고 2017다 2280070에 따르면 분묘기지권을 시효 취득했더라도 토지 소유자에게 토지 사용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있었습니다. 이 판결은 기존 분묘기지권의 유효성은 인정해 주지만, 토지소유자의 권리도 일정 부분 인정을 하는 판결입니다.

 

분묘기지권은 토지 투자나 개발 시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니 토지를 구매하시는 분들은 반드시 토지 위에 분묘기지권이 있는지 확인을 하고 투자 하시기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이만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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